영화 4

멀티버스 사가는 왜 삐걱이는가? - (4)

6. 정치적 올바름,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할리우드에 유행하고 있는 사조다. 사실 정치적 올바름이 할리우드에서만 유행하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정치적 올바름이란 용어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래도 친숙한 용어이므로 이 글에서는 정치적 올바름이란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정치적 올바름을 다룰 거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므로 정치적 올바름 자체에 관한 이야기는 자제하려 한다. 어디까지나 이 글에서 다룰 것은 멀티버스 사가에서 정치적 올바름을 어떻게 다뤘는지이지 정치적 올바름이 옳니 그르니 같은 피곤한 주제를 다루지 않을 것을 다시 한번 선언하고 본격적인 글을 시작하겠다. 일단, 많은 마블 팬들이 정치적 올바름에 비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첫 번째..

영화 2023.05.20

멀티버스 사가는 왜 삐걱이는가? - (3)

※ 이 글에는 MCU, 맨 오브 스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4. 지난 글에서 멀티버스 사가의 디즈니플러스와 멀티버스 관련 이슈를 알아봤다. 디즈니플러스 런칭으로 인한 과한 일정, 그리고 멀티버스라는 애매한 컨셉이 멀티버스 사가의 부담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다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세대교체 이슈다. 인피니티 사가, 정확히는 엔드게임에서 스티브 로저스와 아이언맨은 공식적으로 은퇴했다. 스티브 로저스는 평범한 노인이 되었고 아이언맨은 영광스럽게 전사했으니 둘은 이제 회상이 아니면 거의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또, 멀티버스 사가 도중에도 블랙 위도우와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가 퇴장했다. 이 둘 역시 멀티버스 사가에서 큰 역할을 맡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들이 빠졌다고 해서 인피니티 사가..

영화 2023.05.18

멀티버스 사가는 왜 삐걱이는가? - (2)

2. 멀티버스 사가의 부진을 알기 위해서는 여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중에 이번에는 조금 거시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려 한다. 즉, MCU를 만드는 마블의 본진, 디즈니부터 살펴봐야 한다. 왜냐하면 디즈니야 말로 멀티버스 사가 부진의 가장 큰 흑막이기 때문이다. 인피니티 사가가 잘 나가던 시절, MCU에도 드라마가 있었다. 그러나 그 드라마는 MCU 영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마블의 드라마는 영화를 만드는 마블 스튜디오가 아니라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다른 제작사(ABC, 넷플릭스)와 협력해서 만들었고 그래서였는지 영화와 드라마 사이의 연계는 매우 미미했다. 그랬기에 영화는 영화대로 진행되었고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가장 큰 문제라면 바로 이 마블이 협력했던 ..

영화 2023.05.17

멀티버스 사가는 왜 삐걱이는가? - (1)

0. 대한민국은 마블 공화국이었다. 먼 옛날 토니 스타크가 자신을 아이언맨이라고 말할 때부터, 토니 스타크가 스스로 자신을 희생해 핑거 스냅을 할 때까지, 온 국민이 마블에 집중했다. 물론, 정확한 마블 붐의 시작은 어벤저스부터라 보는 게 맞긴 하다. 솔직히 나 (참고로 한국에서는 영화 제목에 캡틴 아메리카도 빠졌다.)를 극장에서 본 사람은 진성 마블 팬 중에서도 몇 안 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마블의 흥행은 엄청났고 마블 영화가 개봉할 때가 되면 극장에 가서 마블 영화를 보는 게 당연시되었다. 이 마블 붐의 정점은 이었다. 약 1400만 명이나 되는 관객들이 극장에 찾아가 엔드게임을 봤고 이는 역대 한국 영화 관객수 5위에 달하는 엄청난 기록이었다. 대한민국은 영원히 마블 공화국일 것만 같았다. 그..

영화 202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