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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워: 삼국 - 치세의 간신, 난세의 간적

0. 잠깐, 삼국지연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동탁 암살에 실패하고 쫓기는 신세가 된 조조. 그는 진궁의 도움으로 간신히 낙양을 빠져나와 아버지의 오랜 친구, 여백사의 집에 몸을 숨긴다. 하지만 그곳에서 조조는 섬뜩한 말을 엿듣고 만다. 여백사의 하인들이 무언가를 "어떻게 묶어서 죽일까?" 논의하고 있었던 것. 자신을 해치려는 음모라 확신한 조조는 의심과 공포에 사로잡혀, 결국 하인들은 물론, 자신을 위해 술을 사 오던 여백사마저 제 손으로 죽여버린다. 실상은 끔찍한 오해였다. 하인들은 조조를 해치려던 것이 아니라,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돼지를 잡으려던 것뿐이었다. 이 참극을 목격한 진궁이 조조의 잔인함과 배은망덕함을 질책하자, 조조는 그 유명한 대답을 내놓는다. "내가 천하를 저버릴지언정, 천하가 ..

게임 2025.04.23

사라 케리건 - 영광에서 추락으로

0. 모두의 칭송을 받는 어둠이자 모두의 조롱을 받는 빛, 모두가 원하는 괴물이자 모두가 저주하는 영웅, 시리즈 최고의 빌런이자 최악의 주인공, 이 상반되는 칭호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사라 케리건이다. 스타크래프트 1 특히 브루드 워는 케리건의 게임이었다. 물론 짐 레이너도, 제라툴도, UED도 활약했지만 브루드 워의 주인공은 케리건이었다. 그리고 이는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를 불멸의 명작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스타 2는 이야기가 달랐다. 스타 2에서 케리건의 비중은 더 높았다. 그녀만을 위한 하나의 확장팩이 있었고 최종 보스를 잡는 것도 그녀였다. 그러나 스타 2에서 케리건은 그렇게 좋은 캐릭터가 아니었다. 사실 스타 2의 스토리하면 생각나는 게 가짐어서라는 것부터가 그렇다. 가짐어서..

게임 2025.04.17

개인적인 포켓몬스터 라이벌 티어리스트

포켓몬을 하면서 가장 많이 보는 캐릭터는 역시 라이벌들이다. 잠깐 걷다가도 만나 포켓몬 승부를 거는 이 미친 라이벌들은 게임의 재미를 더하기도 하고 빼기도 한다. 이번에는 이 라이벌들의 티어리스트를 정해보려 한다. 라이벌의 기준은 나무위키를 참고했으며 티어리스트 기준은 다음과 같다. S: GOATA: 꽤 호감 가는 라이벌B: 적당히 호감 가는 라이벌C: 그저그런 라이벌D: 좀 별로인 라이벌F: JOAT 그린: A, 근본 그 자체. 특유의 얄미움과 그리고 최단기 챔피언의 웃음벨까지 모두 챙긴 전통의 호감캐 진우: D, 유사 그린, 그저 그린 하위호환. 물론 등장이 레츠고 게임이라는 거 감안해도 너무 유아용 캐릭터다. 실버: A, Badass 그 자체. 도둑질로 시작하는 간지가 일품이다. 다만 설정과는 달리..

가벼운 글 2025.03.25

가볍게 적는 포켓몬스터 챔피언 티어리스트

포켓몬스터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포켓몬 챔피언은 세계 챔피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게임이 많이 나오다보니 이제 챔피언만으로 티어리스트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챔피언이 나왔다. 이번에는 챔피언 티어리스트 차례다. 참고로 챔피언의 기준은 나무위키에 적혀있는가 유무이고 그러므로 N, 게치스, 쿠쿠이 박사 등 애매한 캐릭터들은 제외한다. 당연히 챔피언이 된 주인공도 빼고 하겠다. 티어 기준은 다음과 같다. S: GOATA: 꽤 호감 가는 챔피언B: 적당히 호감 가는 챔피언C: 그저그런 챔피언D: 좀 별로인 챔피언F: JOAT 그린: A. 원조 라이벌이자 챔피언 당연히 호감이다. 사람 열받게 틱틱거리는 맛이 일품.  진우: F, JOAT, 그린의 초열화판. 그린의 장점은 사람을 열받게 해서 이기..

가벼운 글 2025.03.17

슈타인즈 게이트 리뷰 - 엘 프사이 콩그루

0. 허버트 조지 웰즈가 1885년, 타임머신을 쓴 이후 시간 여행은 SF라는 장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가 되었다. 그 이유라면 시간 여행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시간여행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호기심과 판타지를 자극하며 동시에 과거와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욕망을 제공해준다. 거기에 타임 리프, 다차원 해석, 불가변역사와 가변역사 등 접근법도 다양하다. 그러니 시간 여행은 지금까지도 인기있는 소재로 자리잡았고 수많은 걸작이 탄생했다.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게임, 슈타인즈 게이트도 그 중 하나다. 2009년 5pb.와 니트로플러스가 Xbox 360으로 발매한 비주얼 노벨 게임 슈타인즈 게이트(Steins;Gate)는 과학 어드벤처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 게임은 출시 이후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되며..

게임 2025.03.14

닌텐도의 역사 (7) - 화려한 부활

0. 2017년 3월, 닌텐도는 회사 역사상 가장 큰 위기 중 하나에 직면해 있었다. Wii U의 처참한 실패와 이와타 사토루 사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인해 많은 이들이 130년 역사의 이 회사가 하드웨어 비즈니스에서 철수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전환할 것이라 예측했다. 스마트폰 게임의 부상과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강력한 콘솔 지배력 사이에서, 닌텐도의 독특한 철학을 고수하며 생존할 공간은 점점 좁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배경 속에 등장한 닌텐도 스위치는 단순한 신형 콘솔이 아닌, 회사의 존립을 건 마지막 승부수였다.  그리고 2025년 현재, 닌텐도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스위치는 엄청난 판매량을 자랑하며 영화나 테마파크 분야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 공개된 닌텐도 스위치 2는 많..

게임 2025.03.10

닌텐도의 역사 (6) - 개같이 멸망

0. 2006년 출시된 Wii와 2004년 출시된 DS는 닌텐도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콘솔이었다. Wii는 1억 대 이상, DS는 1억 5천만 대 이상 팔리며 전 세계적으로 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모션 컨트롤과 터치스크린이라는 혁신적인 인터페이스로 비게이머들까지 끌어들이며 닌텐도는 게임 업계의 정상에 우뚝 섰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엄청난 성공이 닌텐도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성공의 정점에서 닌텐도는 다음 세대 기기를 준비해야 했지만, 이미 완벽에 가까운 성공을 거둔 플랫폼을 어떻게 대체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일반인들을 다시 한번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스마트폰과 태블릿이라는 새로운 경쟁자들에 대응할 것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닌텐도의 대답은 닌텐도 3DS와 Wii U..

게임 2025.03.04

닌텐도의 역사 (5) - 판을 뒤짚다

0. 2000년대 초, 닌텐도는 사면초가에 놓여 있었다. 게임큐브는 판매량으로는 플레이스테이션 2에, 성능으로는 엑스박스에 밀리는 애매한 위치였다. 그나마 잘 나가는 건 게임보이 어드밴스 뿐이었다. 하지만 소니가 이 시장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PSP라는 첫 휴대용 게임기를 내놓았는데, 성능이 플레이스테이션 2와 맞먹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닌텐도는 아무도 예상 못한 결정을 내린다. 성능 경쟁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1. 2002년 닌텐도의 새 사장이 된 이와타 사토루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에 맞서려면 성능 경쟁이란 치킨 게임이 아닌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선택한 건 바로 블루 오션 전략이었다. 경쟁사들이 피 터지게 싸우는 하드코어..

게임 2025.03.02

허셜 레이튼 - 신사, 모자, 고고학자, 그리고 수수께끼 (2)

5. 루크와 함께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레이튼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대부호 아우구스투스 라인포드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남긴 유언장이었다. 라인포드는 ‘이상한 마을’ 어딘가에 값진 가보, 황금열매를 숨겨두었으며, 이를 찾아낸 자에게 자신의 전 재산을 상속하겠다고 했다. 호기심과 사건 해결의 열망에 불타오른 레이튼은 루크와 함께 이상한 마을로 향했다. 이상한 마을은 이름 그대로 기묘한 곳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하나같이 수수께끼에 집착하는 것도 이상했지만, 무엇보다 더 섬뜩한 것은 갑작스러운 실종과 의문의 죽음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레이튼과 루크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단서를 수집했고, 점차 진실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을 노리는 또 다른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

게임 2025.02.25

허셜 레이튼 - 신사, 모자, 고고학자, 그리고 수수께끼 (1)

0. 최근 인터넷 방송 등지에서 레이튼 붐이 왔다. 왜 갑자기 스트리머들이 레이튼 교수와 이상한 마을을 시작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레이튼 시리즈의 오랜 팬으로서 매우 반갑다. 사실 레이튼 시리즈가 나름 역사도 오래됐고 판매량도 나름 괜찮은데 최근 들어 시리즈의 상황이 별로 안 좋아서인지 뭔가 시리즈가 침체된 느낌이었다. 그런데 신작 소식도 나오고 갑자기 붐도 오니까 팬으로서는 꽤 기쁘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레이튼 붐을 기념해서 시리즈의 주인공, 허셜 레이튼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1. 허셜 레이튼을 처음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그의 모자다. 그가 쓰고 있는 모자는 빅토리아 시대의 신사라면 누구나 썼던 실크햇이며, 이는 레이튼 시리즈의 대표적인 상징이기도 하다. 높이 솟은 ..

게임 2025.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