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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XY 고쳐보기 - (스토리 2)

삶은계-란 2024. 12. 2. 23:14

 

0. 지난번에는 포켓몬스터 XY의 스토리, 그중 핵심 축을 이루는 라이벌과 악의 조직을 고쳐봤다. 이번에는 그다음으로 이어서 전설의 포켓몬, 그리고 전설의 포켓몬과 연관되어 있는 스토리를 고치려 한다. 사실 전설의 포켓몬은 포켓몬스터 스토리에서 매우 중요한 것과 동시에 못해도 중간은 해왔었다. 왜냐하면 파격적인 스케일의 전설의 포켓몬이 조금 날뛰기만 해도 충분히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란돈 vs 가이오가의 웅장한 대결처럼 말이다. 하지만 엑와는 그것조차 못했다.

 

 일단 엑와의 전설의 포켓몬, 제르네아스/이벨타르의 컨셉은 좋다. 문제는 이 둘의 비중이 거의 없다. 그냥 최종병기 배터리로 나오는 게 끝이다. 이런 비중으로는 아르세우스가 와도 못 살린다. 일단 얘네들 비중을 늘려야 한다. 그리고 플레어단의 목표인 최종병기와 관련 있으며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AZ, 이 AZ는 제르네아스/이벨타르와 전혀 관련이 없다. AZ의 과거 이야기에 두 전설의 포켓몬은 코빼기도 등장하지 않는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AZ는 스토리의 핵심 인물 주제에 비중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이 문제점들을 AZ의 이야기에 제르네아스/이벨타르를 엮는 것으로 해결해보려 한다.

 

1. 먼저 칼로스 지방에 제르네아스/이벨타르를 암시하는 요소가 필요하다. 신오의 영원시티 동상이나 봉신마을 벽화처럼 말이다. 이는 파르팽 궁전 벽화에 제르네아스나 이벨타르(버전에 따라 바뀜)를 넣는 것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거기에 벽화를 보는 장면에 AZ를 등장시켜 그가 제르네아스/이벨타르를 소개해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전설의 포켓몬을 소개하는 동시에 전설의 포켓몬을 잘 아는 듯한 말투로 AZ가 3000년 전 사람임을 암시하는 복선도 설치할 수 있다. 이렇게 제르네아스와 이벨타르를 소개하는 동시에 AZ와의 연관성을 넣어주면서 둘의 비중을 동시에 늘릴 수 있다.

 

 그리고 AZ의 과거도 바꿔야 한다. 물론 전체적인 틀은 그대로 가도 상관없지만 이야기에 제르네아스/이벨타르가 들어가야 한다. 전설의 포켓몬의 힘으로 최종병기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제르네아스/이벨타르의 존재감이 드러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간중간 만나면서 AZ가 주인공과 대화하면서 주인공이 제르네아스/이벨타르와 특별한 관련이 있다는 복선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다행히 주인공은 특별한 힘인 메가진화를 다루므로 그쪽으로 연결시키면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제르네아스/이벨타르가 주인공을 인정하는 장면을 기존 장면보다 더 인상 깊게 그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엑와 스토리의 하이라이트는 다음과 같다. 옥유마을 플레어단 지하기지에서 플레어단은 영원한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최종병기 가동을 시작한다. 주인공과 친구들은 플레어단을 막기 위해 지하기지로 향하고 그 과정에서 AZ를 구한 뒤, 최종병기가 있는 중심부로 향한다. 거기서 플라드리와 싸워서 이긴 후, 제르네아스/이벨타르에게 인정받은 주인공은 제르네아스/이벨타르를 포획하고 칼로스를 위기에서 구한다. 나쁘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 뭔가가 빠져 있다. 바로 챔피언이다.

 

 포켓몬스터 게임에서 챔피언은 최종 보스이며 스토리 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많이 맡는다. 그린은 라이벌로서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고 그 뒤 챔피언들도 중간중간 나와 주인공을 도와준다. 물론 노간주는 최종 보스 자리에서는 밀려났지만 그 역시 중간에 주인공을 조력해 준다. 그런데 엑와의 챔피언인 카르네는 뭐가 있는가? 딱히 없다. 비중도 없고 캐릭터성도 미미하다. 심지어 학습장치 때문에 별로 강하지도 않다. 그런 관계로 카르네에게는 더 많은 비중이 필요하다. 

 

  물론 카르네가 꾸준히 등장하면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이 게임은 AZ, 세레나/칼름, 사나, 플라드리 등 등장해야 할 캐릭터가 많긴 하다. 하지만 카르네는 유명 배우기 때문에 굳이 인게임에 등장하지 않아도 할 말은 있다. 문제는 카르네가 배우라는 설정이 디자인 말고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포켓우드와 같은 컨텐츠를 마련하거나 최소한 마을 하나를 카르네의 거주지로 만들어 거기 위주로 카르네에 대한 설정을 푸는 방식으로 카르네의 존재감을 높여야 한다. 플라드리와 플레어단의 영원한 아름다움 철학과 반대되는 카르네의 시간의 변화를 긍정하는 아름다움 철학을 보여주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늘어난 카르네의 존재감은 바로 스토리의 하이라이트, 지하기지에서 써먹으면 된다. 주인공을 조력하면서 함께 멀티 배틀로 플레어단 조무래기와 싸워주기만 해도 충분히 자기 비중을 챙기고 거기에 난천처럼 마지막에 플라드리에게 일침만 갈겨줘도 충분히 멋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다. 그렇게만 해도 카르네라는 캐릭터가 조금 더 매력적인 캐릭터가 된다.

 

2. 이렇게 수정한 엑와의 스토리를 정리해 보자. 먼저 주요 등장인물의 구성과 역할이 변화한다. 비중이 낮았던 트로바와 티에르노를 삭제하고, 대신 세레나/칼름과 사나에게 더 깊이 있는 스토리와 역할을 부여한다. 플레어단은 영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악의 조직이 되며 플라드리는 그 조직의 수장으로서 당당하게 칼로스 지방을 정복하려 한다. 최종병기와 AZ는 전설의 포켓몬 제르네아스/이벨타르와 연관성이 있으며 플라드리는 이를 통해 세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려 한다. 주인공은 친구들, 그리고 새롭게 재조명된 챔피언 카르네와 함께 플라드리의 야망에 맞서 싸운다. 이들의 활약으로 칼로스 지방은 위기에서 벗어나고, 주인공은 마침내 모든 배지를 획득한 후 포켓몬 리그에서 카르네와의 시합에서 승리하여 새로운 챔피언이 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기존 엑와의 훌륭했던 요소들은 그대로 보존했다는 것이다. AZ 이벤트, 엔딩 크레딧, 핸섬하우스의 2회차 스토리 등은 원작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기에 수정 없이 유지했다. 오히려 앞선 스토리의 개선으로 인해 이러한 요소들의 감동이 한층 더 깊어질 것이다.

 

이러한 수정을 통해 엑와의 스토리는 포켓몬 시리즈 중에서도 손꼽히는 서사를 갖출 수 있다. 특히 최종병기라는 독특한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여, 기존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만약 ZA 버전이 제작된다면, 이러한 개선된 설정들을 바탕으로 지가르데를 중심으로 한 더욱 깊이 있는 스토리가 전개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