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사이터스 2,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O-oooooooooo AAAAE-A-A-I-A-U- JO-ooooooooooo AAE-O-A-A-U-U-A- E-eee-ee-eee
- NEKO#ΦωΦ
확실히...... 이렇게 큰 사건 속에서... 아니, 이런 사소한 일들에서조차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거 잘 알아.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다른 사람에게 내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했는지도 몰라. Xenon이 네코를 싫어한다고 해도 상관없어. 어쨌든 지금 Xenon은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잖아! 싫다고 해도 내가 도와준다고 하면 어쩔 건데?
- 아사쿠라 네코
누구든지 영웅이 될 수 있소. 어린애의 코트를 덮어주며 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사소하나 든든한 일을 해주는 사람도 영웅이지.
- 배트맨, 고담의 영웅,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0. 세상에는 평범한 사람도 특별한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특별한 사람은 특별한 사건에 휘말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그렇다고, 평범한 사람이 특별한 사건에 안 휘말리는 건 아니다. 아니, 특별한 사건에 휘말리는 사람 수는 평범한 사람이 더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범한 사람이 아무것도 못하고 무력하게 당하는 존재는 아니다. 도리어, 특별한 사건이야말로 평범한 사람의 위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이야기도 그런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다.
1. 아사쿠라 네코는 Node 08에 사는 평범한 소녀였다. 비록 Node 03에서 부모님의 이혼을 겪고 한부모 생활을 했지만 요즘 이혼율을 보면 한부모 가족쯤은 흔하디 흔한 가족 형태다. 아무튼 네코는 록 음악을 좋아하고 활발한 그런 친구였다. 그러나 네코의 아버지, 코헤이가 직장 동료였던 유키코와 썸을 넘어 사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네코와 아버지의 사이는 멀어졌다. 자연스럽게 네코는 날라리 생활을 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자기가 좋아했던 전 크리스탈 펑크의 기타리스트 제논과도 친해졌다. 하지만 아버지는 유키코와 재혼을 선언했고 결과 둘은 크게 한 번 싸웠다. 네코는 집을 뛰쳐나가 버렸고 갈 곳이 없던 네코는 제논의 작업실에 알 박기를 하며 지내기 시작했다.
다행히 작곡 실력은 있던 네코는 제논의 전단지에서 본 모노 사에 지원해 합격했고 드디어 사회인으로서 첫 출근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네코는 당시 차세대 스타였던 PAFF의 담당을 맡았다. 하지만 PAFF의 매니저였던 헬레나는 PAFF를 과보호하며 싸돌았고 네코도 역시 예의라는 것을 모른 채 제멋대로 행동했다. 모노 사는 PAFF의 앨범에서 마음대로 네코의 이름을 빼버렸고 화가 머리끝까지 난 네코는 모노 사마저 때려치우고 모노 사와 PAFF를 원수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침 회사를 때려치웠을 때, 네코는 유키코를 우연히 만났고 네코는 유키코도 사실 과거에 이혼 경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집에 돌아왔을 때, 마침 빚쟁이들이 유키코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하던 차였다. 네코는 빚쟁이들에게 유키코의 딸이라 오해받고 납치당했다. 천신만고 끝에, 겨우 네코는 탈출했고 이를 알게 된 제논의 도움으로 코헤이는 빚쟁이들을 쫓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런 고생을 하며 네코는 가족들과 화해했고 재혼 가정으로서 나름 화목한 가족을 이루는 데 성공했고 제논 덕분에 스트리머라는 새로운 직업도 얻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네코의 인생은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다.
2. 인기 스트리머로 성장한 네코는 네코사이코 등 자신의 팬들과 함께 게임도 하고, 음악도 작곡하고, PAFF와 모노 사의 뒷담도 까는 그런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네코는 평소처럼 방송하던 중, 콘서트를 노쇼한 뒤 사라진 AEsir의 사이버 테러 공격을 당하고 그 공격의 여파로 네코를 포함한 방송을 보던 사람들이 디도스 공격을 맞고 쓰러졌다. 사상자는 없었지만 네코를 포함한 피해자들은 이때의 기억을 잃었고 네코는 억울하게도 용의자로 몰려 잡혀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다행히 제논과 전 크리스탈 펑크의 보컬, 체리의 도움으로 네코는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 풀려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돌아와 다시 한번 모노 사의 뒷담을 까며 방송을 하던 네코는 어느 날, 집 앞에서 만신창이가 된 PAFF를 만났다. 평소에 PAFF를 싫어하던 네코였으나 누가 봐도 좀 불쌍해 보였기에 그녀를 몰래 자기 방에 들여보내줬고 그곳에서 이야기를 몇 번 나누다 보니 PAFF가 생각보다 좋은 친구라는 걸 알게 된다. 결국 모노 사야 말로 악의 축이라는 결론을 얻은 네코는 PAFF의 식사를 챙겨주거나 염색을 돕고, PAFF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것을 도우며 친한 친구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런 평화도 잠시, 어느 날 네코는 TV에서 제논이 AEsir라는 혐의를 받고 체포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순간, 네코의 머릿속이 깨질 듯이 아프더니 사이버 테러 사건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기억에는 AEsir의 모습을 한 제논이 있었다.
혼란에 빠진 네코는 증인이라는 명목으로 집법원(경찰)들에게 기억을 뜯길 위기에 처한다. 다행히, 네코가 다니는 아카데미의 교수였던 코너가 도와주어 위기에서는 벗어났고 그는 네코에게 AEsir는 가짜 기억을 심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해 준다. 팩트 체크를 위해 친한 지인이었던 JOEZ 카페의 점장 조와 친구 린다에게 조언을 구한 네코는 코너가 믿을 수 있는 지식인이라는 것, 그리고 그가 제논을 위해 조만간 큰 건을 하나 터뜨릴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했다. 그 뒤, 네코는 일단 PAFF의 기억을 찾는 데 중점을 두기로 결심했다.
네코와 PAFF는 기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PAFF의 옛 친구의 집 주소를 찾았다. 그러나 재수 없게도 기레기들에게 PAFF의 위치를 들키고 말았다. 다행히 PAFF는 어찌어찌 JOEZ 카페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고 그곳에서 자신의 기억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PAFF는 그녀의 옛 친구이자 그나마 정상적인 기자인 하야토와 재회하는 데 성공했고 이들은 네코와 함께 자신들의 고향 Node 03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Node 03에 도착한 네코 일행은 공원에서 가방을 도둑맞았다. 도둑을 쫓아 네코 일행이 도착한 곳은 바로 Kyubo 의료센터로 그곳에서 네코는 Kyubo 의료회의 팀장이자, 불법 조직 구황회의 보스, 그리고 네코와도 아는 사이인 로봇, 로보헤드의 친구, 노라를 만났다. 노라는 PAFF가 지닌 특별한 능력을 자각시켜 주었고 네코는 이를 신기해하면서도 로보헤드와 함께 의료 센터를 이리저리 구경 다녔다. 그러던 중, 탈옥에 성공한 제논과 체리 역시 의료 센터에 합류했고 일행은 짧은 시간이지만 폭풍 속의 평화를 누렸다.
그러나 현실과는 다르게 지나치게 깨끗한 구황회를 노리는 불법 조직, Baro파와 토룡이 드론으로 의료 센터를 공격했다. 네코는 이를 보고 패닉 상태에 빠졌지만 다행히 공격을 막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를 막는 과정에서 체리가 중상을 입었고 결국 중상의 여파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논도 갑자기 의료 센터에서 사라졌고 결국 처음 겪는 죽음이라는 실감과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진 네코는 무너져버리고 의료 센터를 떠났다.
다행히 네코는 친엄마와 할머니의 위로를 받고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제논은 그러지 못했다. PAFF의 부탁으로 발견한 제논은 완전 엉망진창이었고 그는 완전히 살아갈 의지를 잃어버렸다. 제논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며 네코를 비난했지만 네코는 어떻게든 제논을 데리고 돌아가 먹여주고 재워주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코너와 함께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제논의 마음을 돌리는 데 실패한 네코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일행들과 함께 Node 08로 돌아갔다.
비록 위험하다는 이유로 강제로 집에 돌아온 네코였지만 어쨌든 이제 그녀는 다시 한번 일상을 누리려 했다. 그러나 아키텍트의 습격이 시작되었고 하필이면 아키텍트들은 네코의 집을 급습했다. 다행히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바꾼 제논이 네코를 구해주러 와 네코는 물론이고 가족까지 모두 안전할 수 있었고 네코는 다시 일행 합류에 성공했다. 어찌어찌, 아키텍트의 습격을 막은 뒤, 일행은 아키텍트를 부려먹는 AEsir를 막기 위해서는 결국 AEsir 본체, 코너의 추리에 따르면 아이비라는 아키텍트를 쳐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아이비를 치기 위한 방법으로 전뇌 바이러스를 생각해 낸 제논은 바이러스 제작을 위한 칩을 구할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네코는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cyTus 서버로 시청자들의 칩 데이터를 받자고 주장했다.
네코의 명성은 다행히 휴식기에도 줄지 않았고 수많은 시청자들이 모여 네코에게 데이터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를 눈치챘는지 사이버 테러 때의 공격이 들어왔다. 다행히 네코는 방화벽 때문에 살았지만 네코사이코를 포함한 수많은 시청자들은 정신 공격으로 숨을 거뒀다. 그러나 이들의 희생으로 데이터를 수집한 덕에 바이러스는 완성되었고 네코와 제논은 이들의 희생을 발판 삼아 꼭 아이비를 제거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PAFF, 네코, 제논, 코너는 OS 공간에 진입해 아이비를 향해 진격했다. 다행히 아이비를 찾는 데 성공한 일행은 바이러스를 아이비에게 꽂는 데 성공했다. 비록 아이비를 죽이지는 못했지만 그녀를 무력화시키는 데는 성공했고 이제 아이비를 제거할 차례만 남았다. 체리, 그리고 네코사이코를 포함한 수많은 시청자들의 원수를 갚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차례였다. 그러나 아이비는 뜻밖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지금까지 AEsir로서 해왔던 행동은 모두 cyTus의 서버이자 A.R.C. 본사 라이브러리에 있는 아키텍트, 바네사를 구출하기 위해 한 짓이었고 바네사를 깨우는 데는 성공했었다. 그러나 바네사는 수백 년의 서버 생활로 타락한 지 오래였고 그녀는 인류 멸망을 위해 드론과 아키텍트를 풀었다. 자신은 이미 늦었지만 바네사를 막기 위해 노력해 왔으니 자기를 죽인 다음에는 바네사를 대신 막아달라. 이게 아이비의 고백이었다.
이 말을 들은 네코 일행은 잠시 고민했으나 아이비의 말을 믿기로 결정, 그녀와 함께 바네사를 막기로 한다. 아이비의 합류로 제논의 전뇌 바이러스는 바네사도 한 방에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더욱 강해졌다. 그러나 일반인은 손도 대기 위험할 정도로 너무 강력해졌고 그래서 바네사를 제거하는 역할은 아키텍트인 아이비가 맡기로 했다. 한편, 바네사도 이 모든 것을 눈치챘다는 듯이 네코 일행으로 아키텍트를 보내는 한 편, 각 Node 마다 있는 날씨 조작 시스템을 작동, 그 시스템을 통해 먼 과거 인류를 종언시켰던 '종언' 바이러스를 풀어 인류를 멸망시키려 했다.
다급한 상황에서 아이비는 바이러스를 갖고 바네사를 제거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러나 바네사를 만났을 때, 아이비는 마지막으로 바네사를 설득하려 했다. 다행히 설득은 잘 통했고 바네사는 제정신을 차리는 것만 같았다. 문제라면 그때, 무장 부대가 들이닥쳤고 총을 난사하는 트롤짓을 해 아이비가 죽어버렸다는 점이었다. 아이비가 죽자 분노한 바네사는 폭주했고 바이러스가 온 Node에 퍼질 때까지 남은 시간은 8분. 8분 안에 바네사를 제거해야 된다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위기 상황에서 PAFF는 OS 공간에 있던 제3의 능력자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다행히 능력자의 응답을 받은 PAFF는 자신과 그가 바이러스를 사용해 바네사를 제거하기로 하고 네코, 제논, 코너는 바네사에게 가는 PAFF를 호위하기로 결정했다. 바네사는 여러 모습으로 모습을 바꿔가며 PAFF의 접근을 막으려 했지만 더 이상 도망치지로 않기로 결심한 네코는 PAFF를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PAFF와 제3의 능력자가 바네사에게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데 성공해, 바네사가 사망, 인류는 구원받았다.
모든 일이 끝난 뒤, 네코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만, 달라진 점도 꽤 있었다. PAFF와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고 지금까지 번 돈으로 아키텍트 사건의 피해자를 돕는 자선단체도 세웠다. 또, 게임 시간도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점이 달라졌어도 네코가 네코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네코는 네코답게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3. 사실 앞에서 네코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녀를 완전히 평범한 인물로 보기는 어렵다. 네코는 뛰어난 작곡 실력과 게임 실력을 갖고 있고 스트리머로서의 재능도 상당하다. 또, 성격도 평범한 편은 아니니, 사실 네코를 평범한 인물로 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 네코를 평범한 인물로 칭한 이유는 주역으로서 갖고 있는 그녀의 능력이나 위치 때문이다. 사이터스 2의 다른 주역을 예로 들자면 PAFF는 호루스의 눈이라는 초능력을 갖고 있고 로보헤드는 애초에 로봇이며 체리와 조는 대놓고 뒷세계와 관련 있는 범죄자고 제논은 뛰어난 해커다. 또, 코너 역시 멸망 전 과거를 탐구하는 고고학자 겸 범죄자이며, 아이비와 바네사는 인간도 아닌 아키텍트다. 이런 인물들과 비교하면 네코를 평범하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이치이다.
이런 네코는 사이터스 2에서 벌어지는 주요 사건들의 핵심과는 동떨어지게 만든다. 실제로 사이터스 2에서 벌어진 주요 사건 중 네코와 직접적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건은 네코 방송에서 일어난 테러 정도고 그것도 해결은 제논과 체라기 다 했고 네코는 그저 무력한 피해자 역할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네코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네코는 작중 주역 중 가장 넓은 인간관계와 친화력을 가진 인물이다. 제논이랑 조랑은 애초부터 친한 사이였고 PAFF랑도 동거한 지 얼마 되지 얼마 않아서 바로 친해진다. 심지어, 후일담에서 아이비를 유일하게 추모해 준 게 네코다. 이런 넓은 인간관계 덕에 네코는 사건의 주된 관찰자가 된다.
이는 군상극 구조를 지닌 스토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다. 군상극은 거대한 세계와 사건을 중점으로 다루고 명시된 주인공은 보통 없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군상극에서도 스토리의 이입을 돕기 위한 주된 관찰자가 있기 마련인데, 그 관찰자는 다른 주역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평범하면서도 감정 이입의 대상이 되기 쉽다는 특징을 갖는다. 타 작품의 예로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짐 레이너가 있는데, 짐 레이너 자신은 물론, 속해있는 종족 테란 역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핵심적인 서사인 젤나가와는 별로 관련이 없다. 그러나 레이너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다른 종족의 인물들을 연결시키며 조력자 역할을 하는 동시에 외계인과는 동떨어진 플레이어에게 인간의 시선을 제공한다. 물론 레이너는 네코보다는 훨씬 유능한 지휘관이지만, 적어도 거시적인 시점에서 봤을 때,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는 네코의 인간관계를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먼저 네코와 PAFF와의 관계인데 사실 예전만 하더라도 네코는 PAFF를 일방적으로 싫어했다. 그러나 어쩌다 PAFF를 집에 데려와 같이 동거하면서 오해를 풀면서 둘은 둘도 없는 친구로 발전하고 PAFF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것을 돕는다. 여기서 네코는 PAFF가 기억을 잃게 된 사건이나 그녀의 능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이방인이다. 하지만 네코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PAFF를 도우며 그녀의 서사가 진행되도록 돕는다. 동시에 일반인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며 플레이어에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는 네코와 제논의 관계에서 더 확실히 드러난다. 사실, 네코와 PAFF가 단순히 친한 사이라면 네코와 제논의 관계는 더 복잡하다. 위에서 봤듯이 제논은 네코가 가출했을 때 잠도 재워주고, 일자리도 주선해 주고, 빚쟁이도 물리쳐주고, 심지어 범죄자 누명도 벗겨주었다. 제논은 단순히 네코의 친한 오빠가 아니라 생명의 은인이며 가족을 제외하면 네코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이다. 제논도 역시 네코를 소중한 친구처럼 여기긴 했지만 네코에게 제논이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분명 적었다.
그러나 제논은 체리의 죽음을 계기로 완전히 무너져버렸고 삶을 포기한 채 자신도 죽어서 체리와 함께 하려 했다. 하지만 네코는 제논을 찾아 어떻게든 제논이 삶이 이어갈 수 있도록 그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네코는 제논과 체리의 복잡한 관계 같은 건 전혀 모르는 이방인이었지만, 그런 이방인인 네코가 자신보다 더 뛰어났던 제논을 구했고 이는 단순히 네코가 관찰자 역할만 하는 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평범한 사람도 누구든지 영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끝난 뒤, 네코는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근본은 그대로지만 말이다.
4. 네코는 좋은 역할을 한 주역 중 하나였다. 가뜩이나 고유명사가 많은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도 일반인의 시점으로 봐준 덕분에 도움이 되었고 스토리 초반부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파트가 네코가 사이버 테러를 당하는 파트라는 점도 스토리 이입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 이런 관찰자의 역할을 하는 캐릭터가 후반부에 크게 민폐가 되는 상황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데(예시: 쇼레기) 네코는 오히려 후반부에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도 영웅의 자격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런 점에서 네코는 그때의 레이아크가 만든 훌륭한 캐릭터다.
'게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이아크가 대단했던 시절 - (3) (0) | 2023.06.08 |
---|---|
레이아크가 대단했던 시절 - (2) (0) | 2023.06.07 |
레이아크가 대단했던 시절 - (0) (0) | 2023.06.03 |
포켓몬, 흐릿한 추억 속에서 진실을 찾으며 - (4) (0) | 2023.05.25 |
포켓몬, 흐릿한 추억 속에서 진실을 찾으며 - (3) (0) | 2023.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