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지난 글에서 하골소실의 많은 점들을 고쳐봤다. 개인적으로는 이 변경점들이 만족스럽다. 하지만 하골소실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레벨 디자인이다. 이번에는 이 총체적 난국인 레벨 디자인을 고쳐보도록 하겠다.
1. 하골소실 레벨 디자인의 단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먼저 집고 싶은 건 바로 체육관 관장이다. 하골소실은 성도지방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근데 이 성도지방 체육관 관장들은 성도지방 포켓몬을 거의 쓰지 않는다. 물론 굳이 따지고 보면 체육관 관장 8명 중 4명은 성도지방 포켓몬을 쓰기는 한다. 하지만 다른 지방의 관장들은 8이면 8 전부가 자기 지방 포켓몬을 쓰는 것을 보면 부족하다.
두 번째는 바로 레벨 곡선 그 자체다. 사실 하골소실의 레벨 곡선은 4번째 체육관 관장인 유빈까지는 괜찮은 편이다. 문제는 그다음 레벨 곡선이다. 5번째 관장 사도는 29~31 사이의 포켓몬을 사용한다. 그런데 6번째 관장인 규리는 그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데도 갑자기 30~35 사이의 포켓몬을 사용한다. 그리고 7번째 관장인 류옹은 32~34로 최대 레벨이 낮아진다. 이런 건 별로 좋은 디자인이 아니다. 이 레벨 곡선 역시 수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를 고려한 채 이제 각 관장들의 라인업을 수정해 보자. 가장 첫 상대는 비상이다. 비상은 구구와 피죤을 쓰는데 여긴 성도지방이다. 비행 타입 포켓몬을 쓸 거면 1세대의 피죤투 라인이 아니라 2세대의 야부엉 라인을 쓰는 게 맞다. 물론 첫 체육관부터 야부엉은 너무 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야부엉의 공격은 단 50, 피죤의 60보다도 낮다. 물리 위주 기술배치를 한다면 충분히 상대할만하다. 이러면 난도도 적당하고 성도지방다운 성도지방의 싸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 관장은 호일, 호일의 기본은 훌륭하다. 처음부터 에이스 스라크가 나와서 유턴으로 치고 빠지는 전략은 좋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나오는 보조들이 딱충이와 단데기라는 샌드백이라는 점이다. 솔직히 얘네는 그냥 짐덩어리다. 얘네를 빼고 차라리 성도지방 포켓몬인 왕자리와 레디안을 넣는 게 낫다. 레디안은 비록 최종진화형이지만 스탯을 보면 진화형으로 보기에는 처참해서 보조로 딱 어울린다. 그렇게 하면 호일과 전투가 전보다는 훨씬 재밌을 것이다.
그다음은 꼭두인데 굳이 꼭두를 고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물론 더 보강하라면 할 수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곡두는 그냥 지금 그대로 남아있는 게 제일 나을 것 같다. 굳이 불닭볶음면에 캅사이신을 투하할 이유가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꼭두 다음은 유빈인데 여기도 수정이 필요하다. 체육관 전체가 쓰는 포켓몬이 팬텀 라인인 건 좀 아니다. 그러므로 성도지방의 유일한 고스트 포켓몬인 무우마를 투입하는 걸로 어느 정도 다양성을 올릴 수 있다.
사도, 여기서부터 하골소실의 레벨 곡선이 꼬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사도와 규리가 근접한 걸 생각하면 굳이 사도의 레벨을 바꿀 필요는 없다. 바꿔야 하는 건 규리지 사도가 아니다. 다만 라인업은 추가가 더 필요하다. 5번째 체육관이 포켓몬을 단 2마리만 쓰는 건 아니다. 여기에 2세대 격투 포켓몬이 헤라크로스 추가가 좋을 것 같다. 물론 전 관장인 유빈은 4마리지만 미진화형이 포함된 4마리 vs 꽉 찬 3 마리면 꽉 찬 3마리가 낫다.
다음은 규리, 규리는 레벨 수정이 필요하다. 사도와 별로 안 떨어져 있다는 걸 생각하면 31~33 정도가 적당하다. 물론 그래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 레벨 차이는 있긴 해야 되고 정 안된다 싶으면 사파리존 가는 길에서 경험치도 벌 수 있으니 이 정도면 괜찮다. 그다음 라인업도 바뀌어야 한다. 솔직히 코일 2마리는 성의가 없다. 코일 하나를 자포코일로 진화시키고 다른 코일 하나는 쏘콘으로 바꾸는 게 훨씬 낫다. 쏘콘은 선두로 적당히 압정을 뿌리면서 적을 견제할 수 있고 자포코일은 강한 화력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 딜/탱/서포터의 적절한 조합이 강철톤과 아이들보다는 훨씬 6번째 체육관 다운 라인업이다.
그다음은 류옹, 일단 류옹의 레벨은 34~36 정도다. 중간에 로켓단 이벤트가 있다는 걸 생각하면 적절하다. 라인업도 맘모꾸리, 포푸니, 쥬레곤으로 바꾼다. 포푸니는 미진화형이긴 하지만 공격과 스피드가 각각 95/115라서 괜찮다. 무엇보다 실버에게 포푸니라를 줄 거기 때문에 똑같이 포푸니라를 주기는 좀 부담스럽다. 그런고로 포푸니, 쥬레곤, 맘모꾸리 라인업이면 7번째 체육관다운 강함에 어울린다.
마지막은 이향인데 그전에 로켓단 이벤트를 건드리고 싶다. 솔직히 로켓단 이벤트는 사라졌던 로켓단이 대놓고 라디오타워를 점거하는 흥미로운 이벤트다. 하지만 그 이벤트의 종착지, 아폴로의 라인업은 아쉽다. 비주기의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인데 쓰는 포켓몬이 겨우 3마리인 건 좀 그렇다. 그래서 아폴로의 라인업을 보강하고자 한다. 원래 쓰던 헬가를 그대로 두고, 또가스를 또도가스로 진화시킨다. 그다음, 골뱃, 붐볼, 코뿌리를 새롭게 추가해 총 5마리의 라인업을 구축한다.
먼저 골뱃은 많은 악의 조직들이 쓰는 스탠다드한 포켓몬이다. 다만 아폴로는 악당이므로 친밀도가 부족할 것이 뻔하다. 그래서 크로뱃이 아니라 골뱃이다. 그리고 붐볼은 황토마을 지하 기지에서도 볼 수 있는 포켓몬이므로 로켓단과 잘 어울린다. 마지막은 코뿌리인데 세레비 배포 이벤트에서 비주기는 코뿌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그 코뿌리를 자신의 믿음직한 심복, 아폴로에게 맡겼다고 상상해 봤다. 아폴로는 비주기의 오른팔, 삼국지로 치면 제갈량이나 관우 같은 자다. 그런 아폴로가 비주기의 신임을 얻어 코뿌리를 얻었다고 해도 크게 이상할 거는 없다. 이렇게 라인업을 구축하고 레벨도 류옹과 이향 사이인 36~38로 하면 둘 사이의 지나친 괴리감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향인데 이향도 굳이 수정할 생각은 없다. 일단 성도지방에 드래곤타입이 너무 없기도 하고 이향 자체는 잘 만든 보스전이기도 해서 그렇다. 마지막 체육관에 걸맞은 강함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뒤로도 크게 바꿀 건 없다. 전통무용수와의 5연전은 컨셉과 난도를 잘 살린 배틀이고 챔피언 로드에 트레이너가 없는 것도 실버의 캐릭터성을 반영한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설정이다. 다만 전 글에서 썼던 금선/심향과의 전투를 추가하고 싶다. 이는 전 글에서 설명했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마지막은 포켓몬 리그다. 일단 포켓몬 리그의 레벨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뭐, 목호의 치트 망나뇽이 걸리긴 하지만 포켓몬이 치트 쓰다 걸린 게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만 포켓몬 리그의 라인업은 손을 볼 필요가 있긴 하다. 다행히 포켓몬 리그인 만큼 게임 프리크도 꽤 신경을 써서 별로 손댈 부분이 없긴 하다. 일단 일목부터 보자. 일목의 라인업은 나쁘지 않다. 다만 바꾸고 싶은 점이 몇 가지 있는데 먼저 일목의 야도란을 야도킹으로 바꾸고 싶다. 성도지방 사천왕인만큼 같은 야돈 계열이라 해도 성도 출신인 야도킹이 야도란보다 더 어울린다. 또 네이티오 둘 중 선두에 나오는 네이티오를 마자용으로 바꾸고 싶다. 이 변화만으로 일목의 난도를 올릴 수 있다. 4세대 당시 마자용은 꽤 까다로운 상대였으니까. 그래도 마자용이 선두기도 하고 아이템도 쓸 수 있으니 충분히 상대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다음은 독수인데 독수는 솔직히 컨셉이나 난도나 적당해서 건드리고 싶지 않다. 맹독을 이용한 버티기 컨셉도 맘에 들고 관동지방 포켓몬 사용도 원래 관동 출신이니 오히려 더 어울린다. 시바 역시 비슷한 논리로 꽤 괜찮다. 다만 시바의 롱스톤만큼은 강철톤으로 바꾸고 싶다. 솔직히 롱스톤은 사천왕의 포켓몬이기에는 너무 약하다. 롱스톤의 공격은 무려 캐터피보다도 낫다. 적어도 강철톤으로 바꿔야지 그나마 1인분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은 카렌인데 역시 바꿀 생각이 없다. 라인업은 약간 아쉽긴 한데 카렌의 컨셉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포켓몬을 사용하는 거다. 이 5마리가 카렌이 가장 좋아하는 포켓몬이고 이를 무리해서 바꾸고 싶지는 않다. 굳이 바꾼다면 니로우를 돈크로우로 진화시키는 정도는 생각해 볼 수는 있겠지만 라이츄를 버리고 피카츄를 쓰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역시 카렌은 전혀 바뀌지 않은 채 남아있는 게 제일 아름답다.
마지막은 목호다. 사실 목호는 라인업만 보면 이게 비행 타입 챔피언인지, 드래곤 타입 챔피언이지 도저히 구분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애석하게도 2세대까지 드래곤 타입은 망나뇽 라인과 킹드라가 전부여서 여기서 뭘 넣고 빼기도 애매하다. 솔직히 갸라도스, 리자몽, 프테라는 액면가만 보면 완전 드래곤이 아닌가? 그래서 이 역시 바꿀 생각은 없다. 이렇게 놔둬도 목호는 충분히 어렵다. 여기까지 포켓몬 하골소실의 레벨 디자인을 고쳤다.
2.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실 진정한 총체적 난국은 바로 관동지방이다. 아직도 관동지방의 야생 포켓몬이 왜 파레리그와 똑같아야 되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 굳이 1번 도로에서 꼬렛과 구구를 다시 볼 필요가 있었을까? 일단 이것부터 수정해야 된다. 2회차 플레이의 어울리는 레벨로 관동지방의 풀숲, 동굴, 바다를 갈아엎어야 한다.
그다음은 체육관 관장이다. 관동지방 체육관 관장의 라인업은 좀 그렇다. 물론 컨셉 자체는 다들 괜찮지만 일단 미진화형 포켓몬이 너무 많다. 왜 민화는 덩쿠리를 쓰고 마티스는 레어코일과 에레브를 쓰는가? 이것들을 진화시키면 무슨 문제라도 생기는가? 얘네들도 전부 진화시켜 줄 것이다. 물론 웅의 롱스톤을 빼면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롱스톤 없는 웅이는 상상이 가질 않는다.
마지막은 던전이다. 금은은 용량을 이유로 관동지방의 던전을 전부 날렸고 하골소실에서도 일부 던전은 살아남지 못했다. 물론 포켓몬타워는 설정상 완전히 헐려서 복원이 불가능하다 해도 나머지 던전들은 다 복원할 것이다. 먼저 처음은 홍련섬이다. 물론 홍련섬은 이미 화산 폭발로 망했다. 그러나 그 설정을 이용해 홍련섬 분화구 던전을 만들 것이다. 여기에 1세대의 불꽃 타입 포켓몬은 물론 은빛산에서 세 들어 살고 있는 파이어를 배치한다면 탐험하는 재미도 있고 파이어 기도 살려줄 수 있다.
그다음은 실프주식회사다. 물론 여기는 완벽히 복원하기는 힘들다. 일단 야생 포켓몬도 없고 로켓단도 없어서 플레이어에게 굳이 이곳을 탐험할 동기를 부여하기 힘들다. 다만 레드 클리어 후 실프 주식회사 최상층으로 올라가는 이벤트를 추가하고 거기서 사장이 이로치 폴리곤을 준다면 추억과 컨셉을 모두 살릴 수 있다. 또 거기서 마스터볼이나 실프주식회사와 관련된 설정도 푼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마지막은 라디오타워다. 포켓몬타워를 허물고 세워진 이곳은 금은에서는 흥미로운 설정이 있었다. 관동지방의 라디오는 리리스라는 여자 DJ가 진행하는 데 아무 말 대잔치로 유명했다. 근데 플레이어는 이 리리스를 인게임에서 볼 방법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리리스는 리메이크가 되기 전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남겼는데 놀랍게도 하골소실에서는 리리스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이 리리스를 한 번 부활시켜보려 한다. 라디오카드 이벤트 이후 며칠이 지나면 원래 라디오에서 나오던 그 마을 이 사람이 바뀐다. 원래 하골소실에서 그 마을 이 사람은 정해진 멘트를 치는 채널이지만 이 채널이 갑자기 금은 때처럼 아우말 대잔치를 치는 채널로 바뀌는 것이다. 이를 수상하게 여겨 보라타운의 라디오타워로 가면 라디오타워 직원이 2층에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 같다면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이를 수락한 뒤, 엘리베이터로 라디오타워의 2층으로 갈 수 있게 된다.
2층은 어둡고 야생 포켓몬으로 익숙한 고오스나 고우스트가 출현한다. 그리고 2층 건너편에 DJ 리리스가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리리스에게 다가가 말을 걸면 리리스는 주인공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하고 아무말 대잔치나 하고 있고, 바로 주인공 뒤편에서 갑자기 팬텀이 나타나 배틀을 시작한다. 팬텀은 2회차에 걸맞은 높은 레벨이지만 포획할 수 있다. 포획하든 쓰러뜨리든 배틀을 끝내면 리리스가 정신을 차리더니 방송을 하다가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며 고맙다고 말하고 보상을 받는 것으로 이벤트는 끝난다. 짧지만 금은에서는 보지 못했던 라디오타워 2층과 리리스를 재조명하는 좋은 이벤트가 될 것이다.
3. 이렇게 포켓몬 하골소실을 완전히 고쳐봤다. 마지막 보스 레드를 고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는 원래 있던 대로 있는 게 낫다. 실버와의 배틀을 은빛산으로 옮기긴 할 거지만 이는 전 글에서 설명했으니 다시 적지는 않겠다. 솔직히 처음 생각할 때만 해도 지금보다 더 고칠 점이 많이 생각났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생각보다 고칠 점이 별로 없었다. 역시 명작이 명작이라고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래도 수정할 점은 분명 존재했다. 편의성이나 레벨 디자인 및 관동지방 등 말이다. 이것들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것으로 하골소실은 그 이름에 걸맞는 진정한 명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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