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제는 알 사람은 다 아는 인디 게임, 스타듀 밸리. 스타듀 밸리를 켜면 당신은 농부가 되어 팰리컨 마을에 이사를 오게 된다. 거기서 농사도 짓고 낚시도 하고 동굴 탐험도 다니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게 되는데, 그러던 중, 당신은 팰리컨 마을에 조자 마트가 새로 들어선다는 소식을 듣는다. 마을의 토박이이자 잡화점의 주인인 피에르는 조자 마트를 몰아내고 마을의 평화를 지키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 조자 마트의 편을 들어 마을을 정상화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 그 이유는 2가지가 있는데, 첫째, 조자 마트가 훨씬 더 편하고, 둘째, 피에르가 쓰레기가 때문이다.
1. 먼저 첫째 이유인 편리함을 알아보기 위해 조자 마트 루트와 피에르를 돕는 마을 회관 루트를 비교해 보겠다. 마을 회관 루트의 경우 루트를 해결하고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특정 물품을 모으는 번들을 완성해야 한다. 이는 초반부에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튜토리얼 역할을 한다. 채집을 하고, 농사를 짓고, 낚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언뜻 보면 마을 회관 루트는 꽤 좋아 보인다. 거기에 마을 회관 루트는 조자 마트 루트와 달리 번들 완성 시 추가 보상을 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마을 회관 루트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바로 점점 갈수록 번들 난이도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초반에는 일상적으로 얻을 수 있는 채집물, 채소, 축산품, 물고기만으로도 번들을 완성할 수 있다. 그러나 점점 갈수록 수집해야 하는 물품이 까다로워진다. 초반에 얻기 까다로운 과일류나 공예품, 잘 보이지도 않고 낚기도 어려운 희귀 물고기, 축산품 테크를 끝까지 찍어야 얻을 수 있는 송로버섯과 토끼발, 2년 차에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붉은 양배추 등 갈수록 가관이 된다. 이런 물품들은 단순히 얻는 난이도도 난이도지만 무엇보다도 귀찮다.
반면 조자 마트 루트의 경우 모든 번들을 돈으로 해금한다. 물론 마을 회관 루트와 달리 기본 보상 외 추가적 보상은 없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편리하다. 어떻게든 돈만 벌면 된다. 그리고 스타듀 밸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귀 아이템 수집보다 돈을 버는 게 훨씬 쉽다. 특히 동물의 숲으로 빚 탕감의 전문가가 된 한국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조자 마트 루트는 훨씬 더 빠르고 간편하게 게임의 중요 해금을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둘째, 피에르는 쓰레기다. 사실 이게 더 크다. 처음에 피에르는 대기업의 횡포에 당하는 불쌍한 소상공인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스토리를 진행하고 피에르와 상호작용을 많이 할수록 그의 인성이 얼마나 쓰레기 같은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 인성을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건 바로 작물을 판매할 때다. 스타듀 밸리에서는 보통 상품을 판매용 상자에 넣어서 판다. 그러나 급전이 필요할 때는 각 칵테고리의 물품을 거기에 맞는 상점 주인에게 팔기도 한다. 작물의 경우는 피에르다. 그런데 이 농산물을 팔 때 피에르의 모습이 수상하다. 스타듀밸리의 상품은 일반, 은별, 금별, 이리듐별로 가치가 나누어진다. 당연히 뒤로 갈수록 좋다. 그런데 이 피에르에게 금별 작물을 팔 경우 그는 다른 손님들에게 이 작물이 자신이 수확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친다. 반대로 일반 작물을 팔 경우 이 작물은 당신이 판 것이라고 너무나도 정직하게 말한다. 물론 피에르가 늘 정직하게 말했다면 그냥 사람이 정직하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좋은 품질의 작물은 자기 것이라고 말하는 이 뻔뻔한 모습은 너무나도 가증스럽다.
또다른 예시로는 퀘스트가 있다. 피에르는 가끔씩 금별 작물 25개를 부탁하는 퀘스트를 준다. 물론 이 퀘스트 자체가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사실 보상이 2500골이라서 웬만하면 퀘스트 말고 그냥 파는 게 더 이득이긴 하지만 다른 퀘스트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으니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난 뒤, 피에르의 모습이 문제다. 그는 금별 작물 25개를 무려 25000골이라는, 10배를 뻥튀기해서 팔려고 한다. 당연히 아무도 안 산다. 그리고 이런 사기가 실패하니 피에르는 뻔뻔스럽게도 플레이어에게 2501 골드로 금별 작물을 판매하려 한다. 절대로 손해는 안 보려는 모습이다. 정말 징글징글하다.
마지막으로 피에르는 직업윤리가 부족하다. 물론 위에만 봐도 피에르의 직업윤리는 부족하다. 하지만 그의 가장 치명적이 문제는 바로 휴무일이다. 피에르의 잡화점은 수요일에 쉰다. 이는 플레이어에게 치명적이다. 수요일에 문을 닫으니 그때 물건이 필요해도 사지를 못한다. 그나마 마을 회관 루트를 타면 휴무일이 없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피에르의 잡화점은 오후 5시에 문을 닫고, 조자 마트는 오후 11시에 문을 닫는다. 당연히 조자 마트가 훨씬 좋다. 밤늦게까지 농사를 짓거나 동굴 탐험을 하고 온 플레이어가 물건을 살 일이 있으면 조자 마트밖에 선택지가 없다. 그런 점에서 피에르는 조자 마트부터 한참 더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2. 이런 이유들 때문에 피에르를 도와서는 안 된다. 조자 마트를 도와야 한다. 조자 마트를 도와야 피에르가 잘난 척하면서 꺼드럭대는 것을 안 볼 수 있고 번들 구하느라 뺑이를 도는 게 아니라 편하게 돈으로 쓱 해금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마을 회관 루트를 탈 시에는 조자 마트가 망하지만 조자 마트 루트를 타도 피에르는 안 망한다. 건전한 자본주의 사회의 경쟁을 위해서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될지는 눈 보듯이 뻔하다.
그러므로 답은 조자 마트다. 팰리컨 마을의 평화와 고혈압과 뇌졸중 등 성인병 예방을 위해서는 조자 마트를 선택해야 한다. 만약 지금 팰리컨 마을의 농부로서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조자 마트를 선택해서 부디 평화와 안정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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