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나는 너희의 시작이었으니... 또한 끝이리라.
- 아몬, 타락한 젤나가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면 참 기분 좋지.
- 아몬, 타락한 젤나가
황금 함대, 빛나는 오만의 상징. 그 자만이 너희를 파멸로 인도하리라.
- 아몬, 타락한 젤나가
넌 단지 망가진 순환의 산물일 뿐이다. 너의 존재는 처음부터 조작된 것이었지...
- 아몬, 타락한 젤나가
죽은 크툴루가 그의 처소인 르뤼에에서 꿈꾸며 기다린다.
-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미국의 소설가
너의 가장 큰 적은 바로 너 자신이다.
- 태사다르, 프로토스의 집행관
0. 어두운 목소리, 진실의 인도자, 프로토스와 저그, 그리고 혼종의 아버지, 운명에서 벗어나려 했던 자, 영원한 자, 어두운 목소리, 이 모든 수식어는 단 한 사람, 아니 단 하나의 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몬, 그 자는 망가진 순환을 끊고 우주를 자신의 것으로 재창조하려 했다. 프로토스와 저그의 탄생, 초월체의 아이어 침공, 칼날 여왕의 승리 모두 아몬의 손아귀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을 벌인 아몬은 도대체 어떤 존재였을까? 그걸 알기 전에 일단 젤나가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1. 젤나가는 먼 옛날부터 존재했던 고대의 종족이다. 이들은 우주가 탄생할 때, 온 우주에 생명의 씨앗을 뿌렸다. 그리고 이들은 생명의 씨앗들이 진화하기 만을 기다렸다. 생명의 씨앗은 하나 둘 씩, 깨어나 새로운 종족이 되었고 그중 일부 종족은 각각 순수한 정수와 순수한 형체를 갖고 태어났다. 순수한 정수와 순수한 형체는 자신만의 발전 과정을 거쳐 젤나가에 도달하고 젤나가는 이 두 종족을 융합시킨 뒤, 자신의 정수를 부여하여 새로운 젤나가로 승천시킨다. 그리고 새로운 젤나가가 된 존재는 다시 한번 생명의 씨앗을 뿌린 뒤, 자신에게 두 종족이 도달할 때까지 기다린다. 이것이 젤나가의 올바른 순환이다.
그랬기에 젤나가는 신이었으나 그리 자유롭지는 않았다. 이들이 할 수 있던 것은 생명의 씨앗을 뿌린 뒤, 이를 공허 속에서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젤나가는 이를 자신들의 숙명이라 받아들이고 순환을 충실히 이행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단자가 나타났다. 이름 없는 두 종족이 융합하여 탄생한 젤나가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아몬이었다. 아몬은 이 순환에 큰 불만을 품고 있었다. 순환에 따르면 신과 같은 힘이 있는 아몬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두 종족이 찾아오면 정수를 넘겨주고 사라져야 한다. 아몬은 사라지고 싶지 않았고 우주를 재창조하며 다른 종족을 지배하고 싶었다. 그는 올바른 순환을 망가진 순환이라 칭하며 이를 깨버릴 계획을 세웠다.
아몬은 먼저 순수한 형체를 가진 원시 상태의 프로토스가 있는 아이어로 향했다. 아몬과 그의 뜻에 찬동하는 부하들은 프로토스를 강제로 진화시켰다. 너무 빠른 속도로 진화한 프로토스는 아몬의 예측처럼 흉폭해졌고 아몬은 만족했다는 듯이 아이어를 떠났다. 아몬이 떠나자 프로토스는 서로를 의심하며 마구잡이로 싸우는 '끝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한편, 아몬은 순수한 정수를 가진 원시 상태의 저그가 있는 제루스로 향했다. 아몬은 그곳에서 초월체를 만든 뒤, 저그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저그를 개조하는 사이, 사바산이라는 프로토스가 칼라를 만들며 '끝없는 전쟁'을 종결시켰고, 다른 젤나가들이 이를 눈치챘다. 다른 젤나가들은 아몬이 무슨 짓을 벌였다는 것을 눈치채고 아몬을 찾았으며 결국 제루스에서 그를 발견했다.
양쪽 젤나가는 치열하게 싸웠고 그 결과 아몬은 일단 죽음을 맞이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아몬뿐만 아니라 자신에 반대하는 대부분의 젤나가도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아몬 자신도 보험을 들었다는 듯, 자신을 따르는 프로토스 광신도인 탈다림을 양성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얼마 뒤, 아몬의 살아남은 유일한 젤나가 부하는 나루드라는 이름으로 레이너 특공대가 젤나가 유물, 중추석을 모으도록 유도했다. 레이너 특공대는 그의 의도대로 중추석을 하나로 조립했으며 그 힘으로 케리건을 정화시켰다. 그러나 칼날 여왕을 없앨 정도로 강렬했던 중추석의 힘은 아몬을 부활시킬 정도로 강했다. 아몬은 공허 속에서나마 부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상태로는 현실에 영향을 끼칠 수는 없었다. 아몬은 나루드를 시켜 자신이 강림할 수 있는 육체를 만들도록 여러 계획을 시켰다. 나루드가 이끌고 있던 뫼비우스 재단을 타락시켜 뫼비우스 특전대로 전락시키거나, 아이어에서 주인 없이 떠돌던 아이어 저그 무리들을 아몬의 밑으로 끌어모았다. 비록 그 과정에서 나루드가 현세에서 죽어 공허로 돌아갔으나 아몬의 준비는 이미 끝났다. 그는 댈람이 아이어 탈환전을 하는 틈을 타, 칼라에 침투하여 이를 오염, 칼라이의 정신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네라짐과 그들 덕에 신경삭을 잘라 칼라에서 벗어난 일부 칼라이만이 아몬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댈람의 신관, 아르타니스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아몬은 가장 위협스러운 적인 제라툴을 제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다음, 아몬은 자신을 방해하는 다른 젤나가인 오로스를 가두고, 울나르로 향했다. 그곳에 있던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젤나가를 전부 죽인 다음, 제라툴의 유언을 따라 울나르에 찾아온 케리건과 아르타니스를 죽이려 했다. 그러나 공허의 문을 열어 그들을 죽이려는 순간, 알라라크가 도착해 이들을 구해주었고 공허로 향하는 문도 닫혀 아르타니스와 케리건을 죽이는 데는 실패했다. 거기에 아르타니스는 혼종이 제작되고 있는 레반스카를 기습하여 혼종 제작의 큰 차질을 주는 데 성공했고 탈다림마저 자신의 편으로 끌어 들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아몬에게는 수십억 아이어 혈족과 온 우주를 불태울 수 있는 황금 함대가 있었다. 이 둘이 존재하는 한, 아르타니스도 자신에게 맞설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황금 함대는 테란 자치령을 공략하느라 흩어져 있는 상태였고, 아르타니스는 그 틈을 타 아이어를 공격했다. 뒤늦게나마 황금 함대를 불러 아이어를 보호하려 했으나 아몬이 아이어에서 정성스럽게 만들던 그의 숙주 육신은 이미 파괴된 지 오래였다. 하지만 완전히 모인 황금 함대는 강력했으니, 아몬은 황금 함대와 아이어 혈족으로 아이어에 도착한 아르타니스와 남은 프로토스를 모두 없애려 했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아르타니스와 댈람은 중추석이 충전될 때까지 버티는 데 성공했고 결국 중추석의 에너지가 발산되며 아몬을 일시적으로 중추석에 가두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아르타니스는 칼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칼라이들에게 호소했으며 이 말을 들은 칼라이들은 하나둘씩 신경삭을 잘랐다. 결국 칼라가 사라지자 아몬은 더 이상 현실에 남아있을 수 없었고 아몬은 공허로 쫓겨나가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비록 현세에 강림은 실패했지만 아몬은 공허에서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고, 레이너, 케리건, 아르타니스 등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 이들이 죽으면 아몬을 막을 자는 없을 것이고 다시 천천히 계획을 세워 현세에 강림하기 위한 작전을 세우면 될 뿐이었다. 그러나 케리건을 필두로 저그 군단, 테란 자치령, 댈람이 공허를 공격해 왔다. 이들의 공세는 매서워 아몬의 오른팔 나루드를 제거할 정도였고 케리건은 오로스와 만나는 데 성공했다. 아몬은 이미 순수한 정수를 가진 저그와 순수한 형체를 가진 프로토스를 변질시켜 젤나가가 탄생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순수한 정수를 가진 원시 저그와 순수한 형체를 가진 테란인 케리건은 오로스의 정수를 받아 새로운 젤나가로 거듭나는 데 성공했다. 이제 아몬은 처음으로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아몬은 그래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땅을 뜯어가고 케리건을 조롱하면서 그녀에게 저항했다. 그러나 젤나가가 된 케리건은 더욱 강력했고 결국 아몬은 케리건에게 이번에야말로 영속적인 죽음을 맞았다. 이것이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흑막, 아몬의 최후였다.
2. 아몬은 스타크래프트 역사상 젤나가가 된 케리건을 제외하면 가장 강력한 존재였다. 게임 내에서 단일 개체로 행성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존재는 아몬이 유일했으며 만약 숙주 육신이 완성되었다면, 그 힘을 현세에서도 발휘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테란, 프로토스, 저그는 파리가 파리채에 잡히듯이 무기력하게 패배했을 것이다. 또, 공허의 힘을 사용하는 아몬은 칼라 안에서는 약해지는 데 그 안에서도 아몬은 모든 칼라이를 능숙하게 조종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아몬은 매우 막강한 존재였다.
아몬의 책략 역시 뛰어났다. 그는 나루드를 통해 케리건을 죽을 수 있는 계책을 여러 가지를 준비했으며 실제로 레이너가 없었다면 케리건은 멩스크 손에 죽었을 것이다. 또, 저그 군단의 완전한 장악에 실패하자 황금 함대 장악이라는 플랜 B를 능숙하게 실행했으며 아르타니스와 케리건이 울나르에 도달한 것을 예측하고 그곳에 함정을 파 그들을 거의 죽일 뻔했다. 이처럼 아몬은 신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뛰어난 지혜가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몬은 패배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 역사상 가장 많은 죽음을 맞은 캐릭터이며 가장 처참하게 패배한 캐릭터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그가 너무 뛰어나기 때문이다. 아몬이 현세에 완전히 강림한다면 그 누구도 아몬을 막을 수 없다. 그러므로 아몬은 자연스럽게 오만해지고 부하 관리를 소홀하게 했다. 먼저 부하 관리를 말하자면 바로 탈다림과 초월체다. 그는 탈다림이 자신을 배신할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눈 뜨고 코 베였으며 초월체가 자신을 거역하고 저그를 이끌 존재를 만드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탈다림과 초월체는 아몬이 조금만 신경 썼더라도 그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심각한 실책 중 하나였다. 그래서인지 그의 부하 나루드도 입을 털다가 제라툴에게 정보를 다 넘겨주고 아몬의 패망에 일조했다. 역시 그 주군에 그 부하다.
그리고 그는 아르타니스가 자신에게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고도 그를 진지하게 상대하지 않았다. 샤쿠라스에서 자폭을 시도할 때, 아몬은 방어선이 갖추어지지 않은 초반에 최대한 많은 저그와 혼종을 투입할 수 있었지만 그의 의지를 시험해 보겠다는 시답지도 않은 이유로 이를 방치했고 그 결과 수많은 혼종을 샤쿠라스에서 잃고 말았다. 거기에 칼라에 잠식된 로하나가 자신의 정보를 탈탈 털어가는 와중에도 그녀를 전화기로만 쓰면서 정보 유출을 방관했고 마지막에도 칼라의 특징인 즉시 정보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도 까먹고 칼라만 믿고 버티다가 즉시 공허로 영영 쫓겨나고 말았다. 이처럼 아몬은 이상하리만큼 교만스럽고 방심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의 오만함 덕에 아몬은 아르타니스를 확실히 처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으며 그 결말은 죽음이었다. 그가 조금만 겸손했다면 우주는 아몬의 손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아몬의 동기다. 사실 아몬은 꽤 딱한 위치에 있다. 기껏 노력해서 겨우 신이 되었더니 할 수 있는 것은 재미없는 씨앗 뿌리기와 관찰, 그리고 순순히 정수를 주면서 죽는 것 밖에 없다. 솔직히 신이 되었는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점에서 아몬에게 동정의 여지가 아예 없지는 않다. 그러나, 아몬은 그 과정에서 선을 너무 세게 넘었다. 저그와 프로토스를 개조하면서 아몬은 자유롭게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동기를 넘어온 우주의 진정한 창조자이자 지배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고 그 결과는 엄청난 전쟁과 학살로 끝났다. 그리고 아몬 자신도 결국 누구의 동정도 받지 못한 채 공허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를 쓰러뜨린 케리건은 이제 다른 젤나가 눈치도 없이 아몬이 하고 싶었던 젤나가로서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된다. 실제로 케리건이 엔딩에서 레이너를 데리러 오는 모습을 보면 현세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젤나가의 규칙 따위는 깔끔하게 무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아몬은 죽 쒀서 케리건 준 셈이 되었다.
3. 이렇게 아몬에 대해 알아봤다. 아몬은 스타크래프트의 흑막으로 매우 강력하고 지혜로운 신이었다. 그러나 작중에서 아몬이 사용된 방식은 아쉽다. 먼저 스타크래프트 2 중 군단의 심장까지는 솔직히 아몬보다 멩스크의 비중이 더 크다. 물론 멩스크는 스타크래프트 1부터 활약한 대단한 빌런이고 그의 이야기에도 끝맺음이 필요하긴 했지만 멩스크에 치중된 서사 덕에 아몬을 부각할 연출이 부족했다. 중추석으로 부활한 아몬의 모습이나 칼날 여왕을 아몬의 발아래에 두었다는 사실 역시 인게임적으로는 크게 드러나지 못한 감이 있다.
공허의 유산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아몬이 전면에 나서서 아르타니스를 압박하는 것이 공허의 유산이지만 그는 공허의 유산에서도 부각되지 못한다. 아르타니스를 이용해 제라툴을 죽이는 역사적인 장면은 조종의 한계 때문에 임팩트가 떨어진다. 또, 그가 아르타니스를 위기에 빠뜨렸던 책략들 역시 쉽게 쉽게 넘어가며 마지막 아이어 시점에서는 아몬이 너무나도 허망하게 공허로 퇴장한다. 에필로그에서도 아몬의 활약은 미진하다. 물론 게임 도중, 지형을 파괴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으나 케리건과의 운명의 결투가 너무나도 쉽게 끝나는 감이 있다. 전형적인 설정은 비대하지만 연출이 받쳐주지 못하는 그런 케이스다.
아몬이 왜 그렇게 되었냐고 하면 역시 아몬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아몬이 제대로 아르타니스와 만나서 승부하면 아르타니스가 사람 발에 밟히는 개미처럼 처참하게 패배하기 때문에 아몬의 진정한 강함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은유적으로만 보여줘야 했다. 대표적으로 칼라를 장악하는 것 역시, 아몬이 페널티까지 받고 깽판 치는 모습인 만큼 매우 경악스러워야 했으나 그 설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기에 그냥 세뇌했구나 하고 넘어가게 되었다. 또, 황금 함대가 코프룰루 구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 역시, 아르타니스가 만나면 진행이 안되므로 그냥 자치령이 얻어맞고 있다고만 언급되는 등, 아몬의 강함과 책략은 너무 은유적으로 묘사되었다. 결국 플레이어가 아몬의 강함을 실감하는 것은 에필로그 마지막 임무인데, 비록 그 임무에서 아몬은 자신의 강함을 뽐내지만 플레이어 측에서도 그 아몬과 대적할 만한 젤나가 케리건이 있으므로 그 정도로 공포스럽지는 않다.
그런 관계로 아몬의 설정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흑막이자 최종 보스에 걸맞게 만들어졌지만 묘사는 실패에 가까웠다. 아몬이 조금만 더 카리스마 있고 강함을 뽐낼 기회가 있었다면 아몬과 스타크래프트 2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중간에 자치령이 황금 함대에 얻어맞는 미션을 할 수 있게 하든가, 아니면 칼라 내에서 아몬의 침공을 버티는 임무를 하든가 했으면 아몬이 얼마나 강하고 뛰어난 캐릭터인지 플레이어가 더 생생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임무의 부재는 아몬의 묘사를 밋밋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는 아쉬운 에필로그, 가짐어서로 이어졌다.
4. 이렇게 스타크래프트 2의 빌런에 대해 알아보았다. 스타크래프트 2의 빌런 역시 블리자드답게 전체적으로 잘 만들었다. 그러나 1편과 달리 스타 2에서는 빌런 묘사에서 삐걱거림이 보였다. 주르반이나 칼날 여왕, 아몬은 각각의 설정과는 달리 묘사에서 아쉬운 모습올 보였고 그게 스타 2 스토리가 아쉬운 평가를 받는 원인이라 생각한다. 물론 썩어도 준치라고 탈다림이나 멩스크처럼 매력적으로 잘 묘사된 빌런도 있지만 조금도 묘사에 신경을 썼다면 스타 2의 스토리는 스타 1보다도 더 고평가 받을 거라는 점에서 솔직히 아쉽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어도 스타 2 스토리에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타이커스, 토시, 자가라, 아바투르, 데하카, 탈란다르 등 새롭게 등장한 잘 만든 캐릭터들도 있고 기승전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또, 태사다르의 부활 같은 문제가 될 수 있는 설정을 적절히 수습했으며 레이너나 제라툴 같은 대영웅에 걸맞은 퇴장을 선보였다. 그 점에서 스타 2의 스토리를 졸작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들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너무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해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며 이번 글들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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