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of Cytus II

 사이터스 2는 정말 재미있는 리듬 게임이다. 비록 명불허전 레이아크의 운영 능력을 엿볼 수 있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를 모두 잡은 몇 안 되는 리듬 게임인 거 같다. 그중 이번에는 사이터스 2의 가장 큰 장점인 사운드트랙 중 특히 가장 좋았던 곡에 관해 적어보려 한다. 게임의 특성에 맞게 각 캐릭터 당 하나의 곡을 선정했고 콜라보 캐릭터는 제외했다.

 

PAFF - SECRET;WEAPON

https://www.youtube.com/watch?v=XdjPB2V5R5s

 

 분명 캐릭터는 PAFF인데 어째 곡 분위기나 속도, 심지어 앨범 재킷까지 당당하게 네코 모습이다. 그래서 그런지 곡 자체가 빠르고 경쾌하다. Brain Power의 NOMA와 아폴로 프로그램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곡인데 둘의 특징이 잘 살아난 곡.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해금되어 있는 몇 안 되는 곡인데 이게 없었으면 폐사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곡. 

 

Aroma - 漂流

https://www.youtube.com/watch?v=mTb1fW8AqNE

 

 말이 필요 없다. 고요한 길거리를 떠도는 듯한 전반부와 거센 파도에 맞서는 듯한 후반부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보통 이런 스타일은 리듬 게임과는 잘 안 어울리는 지루한 곡이 될 수도 있었는데 어우러졌다. 실제 스토리에서도 아로마와 카오리가 어우러지는 것을 보면 이것도 의도된 것 아닐까? 아니면 말고.

 

NEKO#ΦωΦ - Blow My Mind (tpz Overheat Remix)

https://www.youtube.com/watch?v=C2cai7odJyY

 

 3R2의 Blow My Mind를 토파조가 리믹스 한 곡. 더 빠르고 더 신난고 더 재밌다. 스토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DLC 곡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네코라는 캐릭터랑 가장 좋아할 법할 곡.

 

Neko - Chocolate Missile

https://www.youtube.com/watch?v=j2FRjbvb60Y

 

 앨리스 샤하와 마법의 오케스트라는 이름만 들으면 뭐지 싶은 유닛의 곡. 특유의 선율과 앨리스어라는 가공의 언어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게 특징인데 이 곡도 그 특징과 정확히 일치한다. 잔잔한 분위기에서 갑자기 빨라지는 타이밍이 하이라이트.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티일이다.

 

ROBO_Head - CHAOS

https://www.youtube.com/watch?v=9YV3ic-dyOQ

 

 사이터스 2에서 가장 좋은 곡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다 의견이 갈리겠지만 사이터스 2를 상징하는 곡을 물으면 모두 다 이 곡이라 할 것이다. 실제로 사이터스 2가 콜라보할 때면 거의 이게 메인으로 나가기도 하고. 한 때 레이아크를 상징했던 키바와 아이스가 만든 곡인데 거기에 1편의 곡들도 일부 섞여 있어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새로운 느낌을 준다. 이 곡을 계기로 사이터스 2를 평범한 게임 1이 아니라 뭔가 하나의 세계관으로 몰입하게 된 거 같아 감회가 깊다. 레이아크가 망하더라도 이 곡만큼은 영원히 기억되지 않을까?

 

Nora - Starlight

https://www.youtube.com/watch?v=sUuB6v2vlYA

 

 키바와 3R2의 합작곡. 곡 이름처럼 밤하늘에 별을 보는 느낌이 드는 포근하면서도 신나는 분위기가 일품이다. 원치 않는 운명에 묶여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노라와 더욱 어울리는 명곡.

 

Ivy - V.

https://www.youtube.com/watch?v=smjVLYZEx10

 

 CHAOS와 함께 사이터스 2를 상징하는 곡. 메인 스토리의 핵심이라든가 전작의 곡들이 섞여 있다는 점 등 CHAOS와 여러 특징을 공유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차별점이 있다. 특히 2분 54초부터의 파트는 곡도 채보도 너무나도 아름답다. 개인적으로는 사이터스 2 중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하는 곡.

 

Crystal PuNK - Still (Piano.ver)

https://www.youtube.com/watch?v=5bkcpqzHI_U

 

 곡 자체도 감미로우면서도 잔잔한 피아노 소리가 보컬과 잘 어우러져서 좋다. 하지만 이 곡의 진가는 역시 이 곡이 삽입된 순간이다. 허망하게 체리가 죽고 갑자기 타이틀로 쫓겨나더니 나오는 이 곡은 참... 가슴이 먹먹해졌다. 멜로디와 가사와 상황이 모두 어우러진 사이터스 2에서 가장 들으면서 슬펐던 곡.

 

Vanessa - Ⅱ́̕

https://www.youtube.com/watch?v=H2k7TMT3ouA

 

 사이터스 2의 끝을 상징하는 곡. 위의 CHAOS와 V. 그리고 전작과 본작의 수많은 곡들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걸작. 솔직히 3.0과 엔딩 자체는 뭔가 급발진한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이 곡이 그때의 분위기를 잘 잡아준 것 같다.  다만 이를 마지막으로 키바와 아이스가 떠난 건 참 안타깝다. 뭔가 이때 이후로 레이아크가 죽은 느낌? 뭐 실제로 죽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레이아크는 뭔가 레이아크 2.0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게 좋은 의미인지 안 좋은 의미인지는 알아서 생각하자.

 

Bo Bo - Vox Enchanted

https://www.youtube.com/watch?v=1652SBc2Tcg

 

 개인적으로 Bo Bo 챕터 자체가 그리 인상깊지는 않다. 스토리 다 나오고 나온 후식 느낌이기도 하고 곡도 인상 깊은 곡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가장 인상 깊은 곡을 뽑자면 바로 이 곡인데 곡의 몽환적 분위기가 좋았다.

 

Xenon - Tiny Giants Go To The Sea

https://www.youtube.com/watch?v=cRYuosKajVI

 솔직히 캐릭터로서 제논을 싫어하지는 않은데 리듬 게임 팩으로서 Xenon 팩은... 사이터스 2의 유일한 오점이다. 어떻게 좋은 곡이 디모에서 온 Sairai 빼고 한 개도 없었다. 개인적으로 록 음악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그걸 감안해도 특유의 스크리밍이 영 별로였다. 그래도 마지막의 마지막에서야 추가된 이 곡은 스크리밍도 없이 덜 시끄럽고 에필로그라는 분위기에 맞게 서정적인 느낌도 준다. 그래도 마지막에서야 한 건 해낸 느낌.

 

Conner - Fur War, Pur War

https://www.youtube.com/watch?v=2vmFQQrc43k

 

 클래시컬 일렉트로닉이라는 Conner 팩의 특성상 대부분의 곡이 좋다. 하지만 그 중 백미를 꼽자면 바로 이 곡. 잔잔하던 선율이 점점 커져가는 모습이 마치 거대한 산을 오르며 정상에 도달하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다만 채보는 좀 칠 때 피곤하긴 했다. 그래도 정말 좋은 곡 중 하나.

 

Cherry - Hunted

https://www.youtube.com/watch?v=o9NrFAlrzvY

 

 전작에서도 봤던 Night Keepers의 곡. 전작의 Night Keepers의 곡들은 리듬 게임 음악이라기에는 너무 잔잔해서 들을 때는 좋아도 게임할 때는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Night Keepers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적당히 덜 잔잔하게 나와서 좋았다. 

 

JOE - Hydrangea

https://www.youtube.com/watch?v=-nbg48ZHQ7c

 재즈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재즈를 좋아하는 데 실제로 재즈바에서도 들을 수 있을 법한 특유의 재즈 리듬을 잃지 않은 채 빠르고 경쾌한 곡. 웬만해서는 유쾌함을 잃지 않는 조의 캐릭터성과도 어울린다. 

 

Sagar - Nídhögg

https://www.youtube.com/watch?v=0d0sg7RwyDA

 곡 제목처럼 방금 부활한 드래곤이 미쳐 날뛰는 듯한 기세를 자랑하는 곡. 흡입력 있고 웅장한 분위기의 보컬이 일품이다. Sagar 팩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도 또 다른 매력적인 요소.

 

Rin - 「妖怪録、我し来にけり。」

https://www.youtube.com/watch?v=K1Oi9UKfvZg

 

 일명 요괴록이라 불리는 곡. 개인적으로 일본 전통 음악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 곡은 좋다. 특히 중반부에 각 밴드의 멤버들이 잠깐 하는 솔로 연주가 하이라이트. 일본 전통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라면 더욱 좋아할 스타일의 곡.

 

Ilka - Noir

https://www.youtube.com/watch?v=brpaORcSY_k

 

 사터 2의 팩 중에서도 후반부에 나온 Ilka 팩. 그래서 존재감은 크지는 않지만 곡들은 하나같이 좋다. 그중 가장 좋았던 건 역시 이 Noir인데, 피아노와 바이올린 선율이 전자음악과 찰떡같은 궁합을 자랑한다. 

 

 이렇게 대충 사이터스 2의 가장 좋았던 음악에 대해 돌아봤다. 레이아크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운 면모를 보여주고는 있어도 음악 하나는 참 기갈나게 잘 뽑는 것 같다. 다음에 후속작이 나온다면 부디 다른 것들도 음악만큼만 신경 썼으면 좋겠다.